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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계속된다

야신을 야인으로 떠나보내며...김성근 감독님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by 독청64 2011.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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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인생에 있어 많은 영향을 준 스포츠이다.

나이 마흔이 넘어 또 배트를 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원년, 삼성 라이온즈의 파란색 점퍼를 얻고 싶어 줄 서서 어린이 회원 등록을 하던 때가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야구를 하기 위해 전학을 가던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너무나 부러웠다)

 

야구를 보기보다는 해야 직성이 풀리고, 기왕이면 내가 던져서(투수를 해야) 이겨야 무언가 한 것 같은 느낌을 가지고 살았었다.

 

비록 야구 선수도 야구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야구를 하기 위한 준비는 늘 되어 있었다.

 

누군가에겐 축구가, 음악이, 그림이....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는 그것이 있을 것이다...작은 꿈

 

 

오늘 SK와이번스의 김성근감독이 경질되었다.

인천을 연고지로 한 야구팀을 좋아한 것은 SK와이번스가 처음이었다.

물론 김성근감독 때문은 아니었다.

 

가장 긴 시간 좋아했던 삼성은 거대 자본과 스타 선수를 가졌음에도 시원한 승리자의 모습엔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이었다.

 

한동안 별 다른 좋아하는 팀이 없었는데, SK와이번스의 멋진 선수들이 하나 둘씩 뇌리에 남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스타에 잘 선발되지는 못하는...한편으로 프로야구 스타급 선수가 아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4년간 3번의 우승을 했음에도 "김광현"정도를 빼면 대어급 스타가 없었다.

 

안방을 지키는 박경완, 1루와 우익수를 오가는 박정권, 단단한 차돌같은 정근우, 이제 한창 꽃을 피울 최정....스타급은 아니지만 SK와이번스를 좋아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1위 팀이라는 것은 대단한 희열이었다.

정말 대어급 선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다른 시각으로는 찌질할 수도 있겠지만),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다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김성근 감독이 있었다.

 

그런데, 2011년 들어서 친구들과 간혹 "SK와이번스의 아니 김성근감독의 스타일은 이제 좀 그래~"라는 이야기를 술자리에서 하곤 했다.

이기는 야구도 좋지만 즐기는 야구를 하면 안될까? 라는...너무 많이 이겨서 그랬나...

 

물론 SK와이번스는 변화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최고 감독 경질은 야구팬의 질타를 피할 수 없다.

 

올 해 올스타전에 프로야구 30년 기념의 여러 행사가 있었다.

그 자리에 선 스타들은 얼마나 많은 감정이 교차되었을까?

그 행사를 보면서 왜 그 동안은 이런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수 많은 프로야구 선수 및 종사자의 노력과 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프로야구가 있는 것이다.

 

또한 그 많은 야구인 중에 김성근 감독이 있는 것이다.

4년에 3번의 우승이 그냥 아무나 이룰 수 있는 업적은 아니다.

더구나 그많은 관중을 문학구장으로 모은 것도 SK와이번스의 데스크에 앉아있는 사람들이 만든 것은 더더욱 아닌 것이다.

 

조금은 재미가 덜 한 게임을 보더라도, 우리 친구들은 "올해까지만"이라는 얘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어제 김성근 감독의 발표가 있었다.

 

이 시대 한국 야구의 한 획을 그은 명감독을 SK는 그렇게 떠나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했을까?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번복될 일이 아니니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이윤추구를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이 기업이라고 해도, 팬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SK는 그에 상응한 댓가를 받게 될 것이다.

어제 오늘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간 팬들이 있었고, 오늘은 그라운드에서 유니폼을 불태우는 팬들도 있었다.

그들의 행동이 옳고 그른 것은 각자 개인이 판단할 일이지만, 그토록 야구를 사랑하는 이들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는 SK와이번스 구단에서 곱씹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럴만한 관계자가 있는지 의문이지만...

 

과연 SK와이번스에는 야구를 아는 이가 있을까?

야구를 사랑하는 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 속에 가득하다.

 

책상 머리에서 야구를 생각하는 것은 오판일 확률이 매우 높다.

다른 어떤 일도 마찬가지인 것 처럼...책상 머리에서의 생각과 현장은 완전 다른 세상이라는 것을 알고 살았으면 좋겠다.

 

야구를 사랑했고 사랑하기에 고희를 앞두고도 그라운드에서 타협할 줄 몰랐던 김성근감독님을 야구팬은 기억할 것이다.

 

 

<승승장구에 출연하셨던 모습이 생각나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출처 KBS2 TV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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