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공감) 영어 망국병은 병이 아니라 사기다

by 독청64 2011. 3. 28.
반응형

 

 

 

 

 

 

 

 

 

 

 

 

 

 

 

 

 

 

 

 

영어 망국병은 병이 아니라 사기다

 

 

남태현 미국 메릴랜드 솔즈베리대 교수·정치학

 

 

얼마 전 캐나다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만난 한국 교수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화제가 영어로 옮겨졌을 때 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영어강의 능력이 신입교원의 필수 조건이다. 프랑스에서 박사를 딴 사람도 영어로 강의를 해야 되고, 동양철학도 영어강의가 있다”는 믿기 힘든 괴담을 서울의 유명 대학의 교수에게서 들으니 기가 막혔습니다.

 

믿기도 힘들었죠. 그런데 정말이더군요. 한 대학의 철학과 개설 과목을 보니 ‘포스트모더니즘과 동양사상(영어강의)’, ‘형이상학특강1(영어강의)’가 있었습니다. 일이 이 정도가 되었으니 영어 망국병이라고 한탄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 이것은 병이 아니라 사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0년에 영어 사교육비로 7조원이 쓰였답니다. 이는 수학 사교육비를 훨씬 뛰어넘고(6조원) 전체 사교육비(21조원)의 3분의 1입니다. 그리고 부산시의 2010년 예산(7조8000억)에 거의 맞먹는 엄청난 돈입니다. 학원이다, 국제중이다, 연수다 해서 어린 학생뿐 아니라 대학생, 직장인까지 영어에 광기 어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린 무엇을 얻었습니까?

 

제 지인 하나는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 교육을 마치고 한국에서 유명한 회사를 다닙니다. 그 회사 부장님도 영어를 매일같이 공부한다더군요. 외국인도 회사에 있고, 외국 기업과 왕래도 많아 회사에서 영어를 강조하고, 일주일에 한번은 영어로만 회의를 한답니다. 그런데 회의를 다 하고 나서 같은 회의를 또 한답니다. 이번엔 한국말로요. 아니면 제 지인에게 와서 무슨 회의를 했느냐고 물어본답니다. 물론 조용히요. 광기 시퍼런 영어 투자의 초라한 성적표입니다.

 

하지만 우린 자신의 초라한 영어 실력을 자책하며 영어 공부를 계속합니다. 아침 라디오를 들어도, 거리의 광고를 봐도 온통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 반복합니다. 옆집 애도 연수 갔다 오니 다른 것 같습니다.

 

그뿐입니까? 티브이 쇼를 봐도 영어를 능숙하게 하는 가수가 나옵니다.

 

영어를 못하면, 내 잘못인 듯하고 자괴감은 커져만 갑니다. 하지만 이건 사기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기당한 것입니다.

 

영어는 우리말과 완전히 다른 언어체계이자 사고체계이기도 하고, 하나의 문화입니다. 문법을 익히고 회화를 연습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에는 너무나 커다란 것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제 영어의 밑천은 대학원 수업이었습니다. 영어로 글을 쓰고 토론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식 사고와 문화를 익혀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절박함이 영어선생이었던 셈이죠.

 

두 시간 죽어라 공부하고 나머지 22시간, 꿈까지 한국말로 꾸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불가능한 것을 하려니 다들 힘들고 괴롭고 돈만 듭니다. 영어는 여건이 되는 사람만, 필요한 사람만 하면 되는 것이죠. 산책을 즐기면 되지 모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한국 사회는 성공하려면 무조건 영어를 하라고 강요합니다. 심지어 동양철학을 공부하려고 해도요. 말도 안 되는 것을 왜 강요하느냐는 너무나 당연한 질문을 사전에 막는 것은 강요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너도 할 수 있다는 달콤한 사탕발림은 그들의 가장 큰 무기이자 당하는 사람들에겐 처절한 사기입니다.

 

그들은 영어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미국 교육으로 승진하거나 남보다 많은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권력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영어로 이미 득을 본 사람들이고 자식들에게 미국 문화를 통째로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는 사회 전체의 영어 숭배가 자기들의 이익인 셈이지요.

 

한국에서 영어의 고질적 병폐가 고쳐지지 않는 것은 교육의 문제로 보고 교육에서 답을 찾기 때문인 듯합니다. 하지만 이미 영어의 문제는 계급과 정치의 문제가 된 지 오래이고 답도 그곳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한겨레신문 2011.3.26일자에서 발췌>

 

 

 

 


 

 

 

 

영어교육에 대한 위의 글을 읽고 공감이 되어 스크랩을 했다.

 

 

영어 뿐 아니라, 불어, 중국어, 라틴어 등 수많은 언어가 존재하는데 우리는 구지 영어라는 외국어에 미친 듯이 매달려 시간과 경제력을 쏟아붓는다.

 

 

개인적으로도 10년 이상(학교 교육만)을 받았고, 여러가지 테이프, CD 등의 자료를 가지고 매달렸던 시간은 합산하기 어렵다.

 

 

거기에 직종과 아무 상관없는 직장에서 왜 반드시 토익 점수를 요구했었는지도 의문이다.

 

 

국내영업이 99%이상인 회사에서 영어를 승진에 평가요소로 사용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생을 살면서 이민이나 해외 출장을 갈 일이 얼마나 있을까?

 

 

자동차 정비소를 하면서, 빵가게를 운영하면서 영어를 배워야 하는 것일까?

 

 

 

사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지금, 해외여행에서 외국어가 안되서 불편한 점이 많은가???

 

 

그다지 어려움도 없고, 관광하고 쇼핑하고 하는 대부분의 단순한 여행에서도 별로 쓸모없는 외국어(특히 영어)에 집착을 조금은 놓았으면 좋겠다.

 

 

 

같은 캐나다라도 퀘벡주 같은 곳에 가서 서브웨이나 맥도날드에서 영어로 주문하다가 햄버거 하나 못 사먹을 수도 있다.

(물론 몸짓 발짓 바디랭귀지로 하면 주겠지만)

 

 

많은 지역의 캐나다가 영어를 많이 사용하지만 퀘벡은 불어를 대부분 사용한다.

 

여기서는 오히려 불어사전을 하나들고 가는 게 나을 것이다.

 

 

 

얼마든지 내가 먹고 사는 일과 즐기는 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 넘의 "영어"를 아직도 못 버리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들은 벌써 2∼3년은 영어 수업을 했다.

 

 

비싼 과외는 아니지만, 과연 얘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인가 의문일 뿐이다.

 

 

 

영어교육을 하지 말자는 얘기는 아니다.

 

영어뿐 아니라 다양한 언어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실제 생활에 연관된 실질적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물론 기득권층의 사기고 뭐고, 자신들의 의지와 가치관을 가지고 영어교육에 대한 투자를 곰곰히 생각할 대목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