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둘째의 첫 성형 봉합을 보면서

by 독청64 2014. 10. 1.
반응형





월요일 아침에 빠이빠이 하고 학교로 간 2학년 지민이.

출근하는 길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얼굴을 다쳤으니 부모님이 오셔야 겠다는.


얼굴이라니, 어쩌다가

차를 돌려 학교로 달려갔더니, 나오시는 선생님이나, 지민이나 많이 놀란 모습이었습니다.

선생님 너무 신경쓰시지 말고 계시라고 하고, 아주 침착한 듯 나왔지만,

아빠 마음도 아팠습니다.


놀라고 겁먹은 모습이 역력해서 천천히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친한 여자 아이를 놀렸다가 미는 바람에 책상 모서리에 찍혀서 눈두덩이가 찢어진 아들.

"아빠, 서로 잘못한 거야. 나도 그 아이도"

지민이가 어느 덧 많이 성장해 있었습니다. 





살면서 응급실에 가본 적이 몇 번 있는데, 이렇게 얼굴에 상처로 가본 적이 없다보니, 동네 큰 병원에 가면 되겠다 싶어서 2차 의료기관으로 먼저 갔습니다.

접수 단계 부터 "저희는 안면 상처 봉합은 하지 않습니다."라는 창구 직원의 말에 다시 1차 의료기관(종합병원)으로 갔습니다.

1차 의료기관도 응급실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듣고, 응급실로 손을 꼭 잡고 들어서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듯이 환자와 의사와 보안요원과 간호사까지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합니다.


다친 사람이야 다 응급환자지만, 응급 의료체계에서는 우선순위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르는 게 맞겠다 싶어 접수하고 대기

...3시간 30분.

아픈 거는 둘째치고 기다리다 지쳐 쓰러질 판이었습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서야 순번에 의해 성형외과의에 의해 다섯 바늘의 봉합으로 일단락되었습니다.





세 시간 이 넘는 시간을 기다리면서 지민이와 많은 얘기도 나누었습니다.

다친 지민이는 다른 환자들 봉합을 보면서 겁도 먹고 불안해 하기도 하고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아빠도 여러 번 꿰매봤는데 별로 안아팠어"라는 말이 무색하게, 마취 주사를 맞을 때 눈물을 글썽인 것을 빼고는 씩씩하게 일어나서 졸립다고 하더군요.

눈을 다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었고, 병원에는 정말 건강해서 오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그럴 수는 없고...


지민이를 밀었던 아이의 어머니도 미안하다며 저녁에 다녀가시고, 선생님도 정말 많은 걱정을 해 주시고, 주변의 많은 분들이 신경써 주신 덕분에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지민아, 눈썹이 안나면 어쩌지?"

"아빠, 그럼 눈썹을 심어야 하는 거야?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ㅋㅋ"





- 넋두리 -

응급실에서는 이 정도의 봉합은 이동하지 않고 그냥 대기하다가 오픈된 공간(여러 환자가 다 보이는)에서 의사가 와서 봉합하고 끝나더군요.


이런 경험이 처음이다보니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합병원에 와서 한 것은 접수-대기-X ray 촬영-대기-성형의 봉합...

성형의 급여가 비싸서 주로 종합병원에 와야만 이렇게 봉합을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성형외과로 바로 가면 과연 어떠했을까도 궁금했습니다.

응급실이라는 곳이 정말 시급을 다투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아야 하는 곳 같은데, 공간은 응급실인데 3시간 이상씩 대기시키는 것이 맞는 것일까? 

응급환자라기 보다는 성형적 봉합이 필요할 뿐인데...다른 방법이 있을 텐데



반응형